Letter 01 · 지난 호

Process Letter · 창간호

즉흥이 아니라 설계

구조, IDP, 그리고 질문. 이번 호에 소개하는 세 편의 글입니다.

2026년 10월 6일 · 읽는 데 약 5분

프로세스 레터 첫 호입니다.

코치에게도 선수에게도 좋은 콘텐츠를 소개하는 레터입니다. 우리는 축구 지식 허브에 해외의 인터뷰와 기사, 책을 우리말로 옮겨 쌓아 두고 있고, 그 가운데 세 편을 골라 전합니다. 좋은 팀, 좋은 선수, 좋은 코치에 한 편씩입니다.

이번 호의 세 편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이지만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좋은 플레이도, 좋은 성장도, 좋은 질문도 즉흥이 아니라 설계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Good Team · 좋은 팀

구조가 선택지를 줄인다

Robert Moreno 인터뷰 · YouTube 코치

스페인 대표팀과 Granada를 지휘했고 FC Barcelona에서 코치로 일한 Robert Moreno가, 공을 소유하는 축구를 90분 동안 실행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방법을 '구조'라는 한 단어로 설명한 인터뷰입니다. 그가 말하는 구조는 포메이션 숫자가 아니라, 선수가 공을 받는 순간 고민할 선택지를 두세 개로 줄여주는 위치 선정의 약속입니다.

10줄 요약

  1. 공을 소유하면 상대는 골을 넣을 수 없다. Moreno는 그 소유를 담보하는 것이 구조라고 말한다.
  2. 구조는 포메이션 숫자가 아니라 위치 선정이다. 선수는 항상 복수의 패스 선택지를 갖고, 공을 잃어도 곧바로 수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3. 구조는 고정값이 아니다. 상대가 높이 압박하는지, 블록을 내렸는지를 먼저 보고 매 순간 다시 정의한다.
  4. 상대 압박 인원이 우리 빌드업 인원과 일대일이면, 우리가 가진 유일한 우위는 골키퍼다. 첫 패스를 골키퍼에게 주고 상대의 반응을 본 뒤 자유로운 선수를 찾는다.
  5. 그가 꼽는 가장 공격하기 어려운 시스템은 5-4-1과 5-3-2다. 수비 라인이 폭 전체를 덮고 중앙에 인원이 많아 전진할 공간이 남지 않는다.
  6. 풀백과 윙어는 같은 라인에 서지 않는다. 풀백이 안쪽이면 윙어는 바깥쪽이다. 그래야 대각 패스 경로가 생긴다.
  7. 공 뒤, 공과 같은 높이, 공 앞에 항상 선수가 있어야 한다. 미드필더가 조급해져 자꾸 내려오면 전진하는 선수는 지원 없이 혼자 남는다.
  8. 안쪽에 선수가 있으면 공을 잃는 순간 압박할 사람이 이미 그 자리에 있다. 하나의 구조가 공격 해법과 수비 해법을 함께 준다.
  9. 구조와 패턴을 공유하면 공을 받았을 때 고를 선택지가 두세 개로 좁혀진다. 그는 이것이 자유를 빼앗는 일이 아니라 자유가 무한하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10. 훈련에는 공격과 수비를 같이 넣는다. 공을 잃으면 끝나는 연습이 아니라, 잃으면 곧바로 수비하는 연습이어야 실전에 있는 행동이 나온다.

Good Player · 좋은 선수

6주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선수

Shibamoto Yuma 인터뷰 · REAL SPORTS 코치선수

Premier League에서 좋은 어린 선수가 잇따라 나오는 이유를, Everton U-18의 퍼포먼스 애널리스트 Shibamoto Yuma가 개별육성계획(IDP)으로 설명한 인터뷰입니다. 그는 Everton에서 자신의 업무 가운데 70%가 넘는 부분이 IDP와 관련된 일이라고 말합니다.

10줄 요약

  1. 잉글랜드 육성 현장에서는 팀의 승패보다 어린 선수 개인의 성장을 더 무겁게 본다. 16~18세 육성의 키워드가 IDP(개별육성계획)다.
  2. Everton에서 Shibamoto의 업무는 70% 이상이 IDP와 관련된 일이다. 웨일스 대표팀과 Cardiff에서는 반대로 상대 분석이 70~80%였다.
  3. IDP는 선수마다 목표, 과제, 행동 계획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선수가 주체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계획이다.
  4. 코치는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선수와 함께 생각하며 성장을 돕는 동반자로 관여한다.
  5. 코치진이 과제가 많다고 보는 선수도 자기 평가는 아주 높을 수 있다. IDP를 통해 선수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알게 된다.
  6. 6주마다 선수와 코치가 미팅을 열어 과제를 얼마나 넘었는지 확인한다. 이 주기를 육성 연령대 내내 반복한다.
  7. 과제는 숫자로 먼저 납득시키고, 영상으로 보여준다. 1군 선수의 플레이를 "Elite Example"이라 부르며 본보기로 쓴다.
  8. 18세가 되는 선수는 자기 플레이 클립을 직접 만들어 코치에게 발표한다. 스스로 돌아보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다.
  9. IDP는 약점 보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윙어의 1대1처럼 장점을 더 키우는 데에도 쓴다. 기준은 경기 안에서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가다.
  10. 18세 전후부터는 '어른'과의 경기를 적극적으로 경험시킨다. U-21 리그(PL2)와 하부 리그 임대가 그 무대다.

Good Coach · 좋은 코치

질문을 던졌다면 기다린다

Tsuboi Kentaro 세미나 · COACH UNITED 코치학부모

스페인에서 12년을 보낸 Tsuboi Kentaro가 COACH UNITED 세미나에서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주 2~3회, 한 번에 75~90분밖에 쓸 수 없는 환경에서 하루 세션을 어떤 순서로 짤지, 그리고 그 안에서 지도자가 무엇을 말할지를 다룹니다.

10줄 요약

  1. 훈련을 준비할 때 많은 지도자가 '무엇을 할까'부터 생각한다. Tsuboi는 그 앞에 어떤 순서로 놓을지와 무엇을 말할지가 있다고 말한다.
  2. 훈련의 출발점은 메뉴가 아니라 경기다. 주말 경기에서 과제를 뽑고, 그 과제로 이번 주 테마를 정한다.
  3. 75~90분 세션은 세 파트로 나눈다. 준비 약 15분, 메인 45~55분, 그리고 스트레칭과 피드백으로 닫는 최종 파트다.
  4. 훈련이 진행될수록 집중력은 내려가고 피로는 올라간다. 두 곡선은 세션 중간 어딘가에서 교차한다.
  5. 그래서 머리를 쓰는 섬세한 메뉴와 새로운 동작은 세션 맨 앞에 둔다.
  6. 피지컬에도 순서가 있다. 스피드와 어질리티는 이른 단계에, 지구력은 마지막에 둔다.
  7. 훈련 마지막의 전력 질주는 조심한다. 피로가 쌓인 상태의 대시는 근육 부상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그는 경고한다.
  8. 플레이는 인지, 결단, 실행으로 이루어진다. "왜 거기서 빼앗기냐" 대신 "패스를 내기 전에 상대 위치는 보였어?"처럼 인지에 말을 건다.
  9. 코칭에는 답을 직접 주는 방식과, 질문으로 스스로 깨닫게 하는 '유도된 발견'이 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육성 연령대에서는 후자가 중요해진다.
  10. 질문을 했다면 선수가 답할 때까지 기다린다. 질문을 겹치면 압박이 된다. 지도자는 조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끄는 사람이다.

이번 주 한 문장

“But this is a process and it was planned to reach the best place possible.”

이것은 과정이며, 가능한 가장 좋은 곳에 이르도록 계획된 것이었다.

Luis de la Fuente 스페인 대표팀 감독, 2026 월드컵 준결승에서 프랑스를 이긴 뒤.
출처: Keith Duggan, The Irish Times (2026.07.15)

마음에 남는 글이 있다면 전문으로 이어서 읽어보세요. 축구 지식 허브에는 더 많은 글이 있고, 짧은 글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습니다.

함께 축구를 공부하는 코치나 선수가 있다면 이 레터를 전해주세요.

We Love Process.

PROCESS STUDIO 작전판, 훈련 설계, IDP를 한곳에서 기록하는 코치와 선수의 작업 공간입니다. 바로가기 → PROCESS 강의 하이퍼포먼스팀을 위한 축구분석 아카데미. 우원재 분석코치가 경기를 읽는 법부터 상대 분석 리포트까지 현장 강의로 전합니다. 바로가기 →